하늘이 맑고 쾌청한 날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에 다녀왔다.
뮤지엄 산은 안도 다다오 건축가의 작품이기도 하여 예전부터 가보고 싶던 곳 중 한 곳이었다.
안도 다다오를 잠깐 소개하자면,
교토 태생의 그는 전직 권투선수였으며, 정규 건축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건축을 익혔고,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수상으로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다.
그의 건축철학은 크게 동양적인 건축미학과 빛이 중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의 건축에서의 빛은 대지의 속삭임이며, 자기 성찰의 인도자이다. 뮤지엄 산에서도 그의 내밀한 건축 철학을 느껴볼 수 있었다.
뮤지엄산
한솔문화재단에서 운영중인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전원형 뮤지엄
www.museumsan.org
먼저 뮤지엄은 하나의 여정을 선사한다. 하나의 건물안 내부에서 전시공간을 관람하는 뮤지엄이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들을 한 개 한 개 경험하고 느끼며 공간의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뮤지엄 산을 떠올리면 빨간 조형물을 빼놓을 수 가 없다. 여정의 길목마다 안내자처럼 덩그러니 서있다. 아래의 작품은 마크 디 수베로의 1995년 작품 '제라드 먼 리 홉킨스를 위하여'이다. 이 작품은 건축물의 골조를 이루는 빔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는데 바람의 이동에 따라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이다. 저 멀리 보이는 산과도 조화로우며 조경의 곡선들과도 함께 잘 어울린다.
천천히 산책하듯 걷다보면 수공간이 나온다.
안도 다다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수공간과 빛의 어우러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보글보글 흐르는 물소리도 공간의 경험을 증폭하고 자연을 느끼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물은 편안함과 경건함을 주며 그와 함께 빛을 이용해 공간의 대비를 극대화 시켜준다.
안도는 노출콘크리트의 거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노출 콘크리트란 별도의 마감재를 사용하지 않아 콘크리트의 물리적 특성을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공법인데, 이 공법을 대중들에게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큰 담들이 축을 형성하고 서로 가로지르고 있다. 그에 따라 외부 공간에서는 흑백의 명암을 경험 할 수 있다.
거대한, 빨갛고 강렬한 조각상은 또 하나의 공간감을 만들어냅니다.
하나의 거대한 매스위에 살포시 얹혀진 지붕은 매스보다 조금 더 큰 면적으로 올려져 있는데 그 면에 빛으로 반사된 물의 표면들이 일렁일렁 된다. 나도 모르게 한참을 바라봤다.
여기저기 열려있던 모과나무. 돌 봉우리들이 있던 곳에 노란 색감이 대비되어 존재감이 대단했다.
자연과 어우러진 서사적인 공간들이 전개되어 한 공간 한 공간 경험할 때마다 다른 공간을 경험하는 것같았다.
사계절 다른 풍경을 가지고 있을 뮤지엄산에 또 와보고 싶다.
소복히 눈덮힌 모습이 궁금하다.
'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MIMESIS MUSEUM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Álvaro Siza 알바로 시자 건축가 (9) | 2020.10.04 |
---|